본문 바로가기

Contents/일반 글쓰기

등산길 아침 백로 한 마리

요즘 등산을 다시 시작했다. 뭔가 가슴이 답답하고, 외로움도 많이 타는 것 같고, 매사에 의욕이 없고 등등 새롭게 뭔가를 시작하기 전에 몸과 마음부터 다잡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늦잠을 자고 산행 준비를 한 후에 나가고 있는데 성북천을 따라 심어져 있는 벚꽃 가지 위에 백로 한 마리가 날아 들었다. 가지가 살짝 출렁이는가 싶더니 우아하게 앉아있는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저렇게 위태로운 상황에 우아하게 있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짧게 스쳐갔다. 그리고, 등산을 했고 몇 주가 지났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시점에 그 장면을 곱씹어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던 것을 정리해 본다.

일단, 첫번째로 나를 돌아봤다.

항상 조금만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 생기면 예민해지고, 그걸 인정 안해주면 발끈하고 오래동안 삐져 있었다.

그걸 알면서도 가까운 사람들에게 상처입히고 그걸로 또 내 자신이 상처받고 악순환의 반복이었다.

이 문제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내 자존감이 낮다는 것이 주된 이유인 것 같다.

요즘 읽고 있는 책을 보면 자존감보다는 자기 연민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어쨌든 중요한 건 나에게 좀 더 여유를 주는 게 필요한 것 같다.

기대를 높게 갖고 그 기대를 충족 못하면 자책하고 자기 판단에 빠져서 바닥으로 떨어졌다.

위태로는 곳에서 겉으로만 우아해 보이는 것이 아니라 마음까지 우아하고 싶다.

 

나에게 조금만 더 너그러워지자.

용서하자.

다시 일어나서 당당하게 나가자.

내가 나를 사랑해주자.

'Contents > 일반 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람 - 중학교 때 어느 순간의 기억  (0) 2023.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