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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경제-경영

다윗과 골리앗

다윗과 골리앗.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이 이야기는 한 번 쯤은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그만큼 성경에서 일어난 사건 중에 가장 유명한 사건 중의 하나면서, 어떻게 덩치도 작고 약한 다윗을 하나님이 그토록 사랑했었는지 이유를 알 수 있는 사건으로 묘사됩니다.

그만큼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은 절대 약자와 절대 강자의 싸움. 인간적인 기준으로 봤을 때는 절대 이길 수 없었던 싸움. 때문에 하나님의 권능을 가장 잘 나타냈던 싸움 등으로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작가는 이 싸움이 다윗이 이길 수 밖에 없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겉으로 보는 강자와 약자에 대한 선입견이 잘못된 것이고 겉으로 강하게 보이는 것들이 실제로는 그렇게 강하지 않으며, 약하게 보이는 것들 또한 그렇게 약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서 드러내고 있습니다. 투석병에 해당하는 다윗이 어떻게 중보병인 골리앗을 이길 수 있었는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전제가 한 가지 있는데 철저히 약자의 기준으로 싸워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다윗은 절대 힘으로 골리앗을 이길 수는 없었습니다. 덩치가 크고 중장갑을 하고, 방패병을 끼고 싸우는 골리앗에게 근접전이 아닌 원거리에서 싸우는 방식은 어쩌면 다윗이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을 겁니다.

 

이와 같이 저자는 약자가 강자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강자의 룰대로 싸워주지 않는다 입니다. 어떤 분야든 강자의 지위에 있는 사람 또는 그룹을 이기기 위해서는 그들만의 방식으로는 이길 수 없고, 약자가 강해 질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야만 가능한 일이라는 겁니다.

이를 위해 작가는 여러가지 근거를 제시하는데 작은 학급 이야기와 인상파 화가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더 나아가서 우리가 약점으로 인식하고 있는 문제들과 감당할 수 없는 시련들은 고통을 주지만, 그 고통과 시련을 이겨내고 임계점을 돌파하면 그 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능력을 준다는 것입니다. 난독증을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세계적으로 큰 일을 해냈는지, 그리고 부모를 일찍 여읜 사람들이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는지 예를 통해 그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들은 약점이 있었기 때문에 더욱 절실했고 기회를 잡기 위해 위험도 감수했습니다. 때로는 사기를 치기도 했구요.

이런 면에서 마틴 루터 킹의 이야기는 제가 알던 것과는 달랐습니다. 집회가 성공해야 했더라도 그걸 위해서 어린 아이들까지 위험으로 내몬 것은 납득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 보니 제 생각이 잘못된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됐습니다.

 

요즘 하버드 마이클 샌들 교수의 정의라는 강의에서 나온 벤담의 공리주의가 생각났습니다.

"절대다수의 절대행복". 어쩌면 위에서 나온 방법을 안썼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의도한 대로 미국 전연에서 이슈를 만들 수 있었을까? 방법이 잘못되긴 했지만 그걸 통해서 흑인들의 자유를 쟁취했으니 용서될 수 있는게 아닐까? 내가 세상을 너무 순진하게 보고 있는건 아닐까? 그런 생각들이 들었습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마지막으로 작가는 힘을 가진 강자의 한계에 대해서 얘기합니다. 보통 권력을 가진 사람은 힘을 가지고 억압하면 민중이 겁을 먹고 굴복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영국에서 독립한 아일랜드, 샌프란시스코의 3진 아웃제, 프랑스의 독일 나찌에 대항한 이야기에서 어느 지점을 넘으면 투자한 자원 대비 역효과가 나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이를 U 자형 곡선이라고 하는데 위에서 언급한 작은 학급이 꼭 학습 효율이 좋은가에도 적용되는 이론입니다. 따라서 힘을 가지고 있더라도 약자를 보호하고 사랑으로 감싸야지만 세상이 변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강자와 약자에 대해 가지고 있던 선입견들과 그로 인해 한계를 짓고 고정형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던 부분들. 며칠 전에도 일을 하면서 어떤 문제를 앞에 놓고 내가 할 수 없는 일이야라고 단정짓고 해결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했습니다. 다른 사람이 그 문제를 해결하는 걸 보면서 아직도 많이 부족하구나 라고 반성했습니다. 그리고 좀 더 적극적으로 시도해 보자고 마음 먹었습니다. 항상 저는 실패를 두려워합니다. 마음에 상처를 받고 제 자신이 무너질까봐 무서워 하는 것이겠죠.

반면에 이 책에서는 저와는 비교할 수 없는 위험을 감수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증권 거래소에 입성하기 위해서 경력을 위조한다던지, 여론형성을 위해 집회에서 아이들을 이용한다던지 등등 그들은 더 이상 잃을게 없었다고 말은 하지만 그들이라고 두렵지 않았던 것은 아니겠지요.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더 이상 실패를 두려워하지는 않겠습니다. 예전으로는 돌아가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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